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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 울진군 평해읍 제장로 141 민박.
010-8670-3132

이모집은 울진에 있다.
한때 백년손님이라는 프로그램에서 남서방네가 인기였는데 후포에서 가까운곳에 위치하고있다.
한달여가 지난지금 포스팅을 쓰려니 그날의 추억들이 새록새록 떠오른다 :-)
무튼, 그동안 가야지 가야지 하면서 10년넘게 방문을 .. 못했던 이모집을 이번 여름휴가때는 꼭! 가보리라 결심하고
혼자 나섰.. 은 개뿔 ㅋㅋ
사촌들을 모았다. 우선 가까운데 있는 사촌부터 하나씩, 그렇게 사촌들과 함께 방문했던 이모집 투어!

금강산도 식후경,
양산에서 일단 사촌을 픽업해서 핸들을 사촌에게 넘기고(전날 보험가입 完) 휴게소에 들러 맛있는 어묵을 먹었는데
세상에 물가 체감 실화? 와 핫바 가격이 4천원대임을 보고 넘나 놀라버림. 어머나
남포항IC 잊지말자. 경주시내를 통과하지 않고도 갈 수 있다니 세상에나 만상에나
이날 핫바가격에 한번놀라고, 남포항IC를 타면 경주시내를 거치지않고 포항,울진을 갈 수 있다는게 두번 놀라버림.

그렇게 막히는 포항,영덕 지옥의 국도를 지나 영덕으로 와버림.
울진으로 다이렉트로가도 되지만, 고래불 해수욕장을 지나면 나오는 병곡1리.
우리 엄마의 고향을 들렀다 가기로.

백석 앞바다.
엄마의 추억이 가득한 바다긴한데, 나와 함께한 사촌에게도 추억이 참 많은 바다이기도 하다.
외할아버지 손잡고 마을에 하나뿐인 점빵이라고해야하나.
조그마한 슈퍼에 가서 이거도 고르고 저것도 골라서 요 바다도 구경가고 했었던 기억이 솔솔.
지금은 외할머니도, 외할아버지도 다 돌아가셔서 텅 비어버린집.

백석마을에서 거의 제일 꼭데기에 위치한 집인데, 아직도 기억난다
20대 초반에 혼자 외갓집을 방문했을때, 외할머니가 굽은허리로 앞마당을 청소하시던게.
제가 할께요!!! 하고 저 좁은 앞마당을 빗자루로 박박 쓸어대던날이 엊그제 같은데
현재는 폐가다. 사람손이 이렇게 무섭다는걸 사촌도 나도 동시에 느낌.
사람의 손, 발길이 닿지 않으니 집은 순식간에 허물어져 버렸다.

아직도 기억이 생생한게, 어릴때 외갓집을 가면 엄청나게 큰 김장다라이?에 대게,홍게를 산처럼 쌓아두고 먹었었다.
그때부터 쌓인 스킬일까. 지금도 게까먹는건 진짜 가위가 절대 필요없다.
국가대표 모집하면 내가 진짜 국대급 금메달급일텐데..ㅋㅋ
그렇게 배가 빵빵하게 게를 먹고나면 과다섭취로 밤에 화장실을 몇번이고 쫓아다니게 된다.
나는 마루에서 자는걸 좋아했는데, 마루에서 자다보면 눈이 너무 부셔 강제로 눈을뜨게 하는데
잊혀지지 않는 그 빨갛던 동해바다가 생각남.
어릴때는 눈부심에 강제로 뜨던게 참 곤욕이였는데, 아직도 나는 그만큼 아름다운 일출을 본적이 없다.
새빨간 동해바다를 가장 높은집에서 , 세상에서 가장 멋진 뷰를 본건 그날의 나와 부모님 뿐이지 않을까...
이젠 다 추억일 뿐이지뭐...

원래는 거의 모든 차들이 여기 보이는 백석바닷길로 달렸는데, 요즘은 뒤로 길이 정비되어 모든 차들이 뒷길로 다닌다고했다.
이모집 역시 뒷길이 생겨 요즘은 그 좋은 해수욕장을 다 스쳐서 지나간다고.
무튼 덕분에 나는 조용한 바다를 만끽할 수 있어 좋았지만, 그만큼 잊혀져 가는 백석과 직산리가 슬플뿐이다.

마지막으로 백석 앞바다 사진을 남기고, 울진 직산으로 다시 출-발!
오늘의 백석사진이 또 시간이 지나 추억이되겠지, 추억은 리셋이 되지않고 쌓이기만 해 참 좋다.
언젠가 또 이 사진을 보면 그 빨갛게 떠올랐던 외갓집의 일출과, 황량함만이 가득한 외갓집을 같이 떠올리게 되겠지..

뚜둔.
이모집에 도착!
이모집은 민박을 하는데, 이날 민박손님이 한팀있었다.
이렇게 좋은 바다를 두고, 손님이 적음에 씁쓸했다.
집 바로앞에 이런 바다가있는데 세상에.
저 멀리까지 나도 물이 얕아 물놀이하기에 진짜 최고였다.
나는 바다를 참 무서워한다. 왜냐면 바닥에 뭐가있는지 감이 전혀 오지 않기때문이랄까.
시커멓기만한 바다는 깊이조차 가늠이 안되 나는 바다를 참 무서워하는편인데, 얕은 물과 세지않은 파도덕분에 물위에 동동 떠다니기 좋았다.
사촌도 누워서 동동 다니더니 홀랑 타버림ㅋㅋㅋㅋㅋㅋㅋ
여기서 바라보면 옆쪽에 솔밭이 있는데, 구산해수욕장이라고했다.
원래는 이모집앞 여기 해수욕장이 인기가 많았는데, 길이 위로나면서 손님들이 구산에 더 많다고 .
그리고 솔밭 사이사이 캠핑을 즐기는 사람들이 많았는데, 도대체 울진시는 뭐하는지 모르겠다.
이렇게 나이스한 뷰에, 바로앞에 놀기좋은 바다. 그리고 솔밭사이 캠핑족들.
감 안오시나... 6시 내고향에 무슨 스팟 사진찍어 업로드하거나 들고가면 손톱깎이를 주는 그따위 행사말고..
세상 조용한 이 바다와 솔밭을 이용해 캠핑장을 운영할 생각은 왜 안하시나... 아쉬울따름이다.

여튼 물에서 동동 떠다니던 이때 사촌오빠가 왔는데, 나는 오빠랑 어릴때 붙어지내서 그런가, 참 오빠가 편하다.
그래서 함께한 동갑내기 사촌놈한테 아 오빠한테 전화해서 올때 캔맥주좀 가져오라그래!!! 시켰더니
예,행님 아,, 맥주좀 예,,제가 아니고요 요러고 자빠졌다. 휴
땡깡을 부리면 금새 끝날껄ㅋㅋㅋㅋㅋㅋ 무슨 예예냐고.
사촌이 아 니랑 나는 다르다고 하는데 그게 어찌나웃긴지, 하긴 오빠는 내가 어릴때 소풍가던날 신발 구두 못신게해서 엄마랑 대판싸우고 자지러지게 울고 땡깡부리던걸 보고 산지라.. 편하긴하지.
그만큼 추억이 많기도하고.
여튼 오빠가 가져다준 캔맥주 한캔 호딱 마시고, 둘째오빠가 잡아온 조개로 저녁을 준비하기로.

이모집 전경.
흰색 샷시가 설치된 공간은 민박이다.
이날은 저기 정면의 흰방만 나간상태라 이모가 민박집에서 오늘밤 자라고 했다.
방마다 작지만 주방시설도있고, 에어컨과 티비가 있어서 꿀잠잘 수 있었다.
더불어 바로앞바다에서 들리는 바닷소리와곁들여 알딸딸하게 취한나자신은 이날 최고의 숙면을 취했다고.

민박집 앞의 바다.
캬..진짜 이게 동해지.
남해의 자잘한 섬 없이 탁 트인 바다가 참 좋다. 수평선이 이렇게 깨끗하게 보이는데는 아마도 동해뿐일듯.
나의 워너비 바다는 언제나 동해. 그리고 외갓집 앞바다인데
이젠 여기 이모집 앞바다로 정했다. 그 이유는 뒤쪽에 ㅋㅋㅋ

오 마이갓.
이모집에서 이모랑 민박을 같이 운영하는 둘째 사촌오빠가 세상에 일냈다.
백합조개라고 하는데, 조개를 이만큼이나 잡아왔다.
사촌동생들과 형이 온다고하니 무리한건가 했는데, 해수욕장에서 채취했다고 대박사건.
울진 직산1리로 제발 오세요.
인심좋은 이모는, 옆방에 온 손님들에게 조개좀 잡수라 권했으나 다른 일정이 있으신지 사양하셨는데
진짜 .. 후 .. 숯불위에 던져 구운 백합조개는 진짜 미슐랭다덤벼 급으로 맛있었다.
조개구이집에서는 절대 따라잡을 수 없는 신선함과 운치까지.
조개는 어찌나 신선하지 육수가 쭉쭉
입만 벌어지면 바로 먹어된다고 하셨는데 진짜 대 핵꿀맛이였음.

이모집 오는길에, 복숭아도사고 삼겹살도 사왔는데 후포장에서 사온 삼겹살.
2만원치를 샀을뿐인데 엄청나게 퍼담아 주셨다. 냉동삼겹살이라 조금 아쉽지만 냉동삼겹만의 정취가 있나니.
숯불은 죽어가는 고기도 살리는 마법이 있다.
미원, 다시다를 초월하는 감칠맛과 불맛이 더해지니 그저 맛있다만 연발한 것 같다.

조개를 몇판이나 구워먹었는지 모르겠다.
진짜 먹어도 먹어도 너무 맛있는 조개덕분에 소주도 꿀떡꿀떡.
아 원래 술을 요즘 끊었는데. 진짜 술을 입에도 안대고 살았는데 소주를 마시지 않을수가 없었다.
게다가, 선선한 바람맞으며 먹으니 취하지도 않는다며 ㅋㅋㅋ

그치만 찌는더위속의 숯불은 거참 .. 덥다 더워
한명이 희생을 해야한다 ㅋㅋㅋㅋㅋㅋㅋ

이날 두번째 별미. 조개가 신선해야만 가능하다는 조개회!!!
백합조개회!!이모가 직접 까주셨는데 어우야..
처음먹어보는 조개회는 진짜 상상 그 이상이였다. 조개는 빨리 죽어버려서 젓갈로 만들거나 이렇게 굽는것만 맛봤었는데, 이번에 처음 먹어보는 조개회는 새로운 경험이였다.
새로운 맛을 머리에 저장.

이모가 끓여준 조개탕!
크 - 땡초 넣고 부추 쫑쫑 넣어 끓이기만하면 완성.
시원한 조개탕이 예술이다. 이날 진짜 둘째오빠가 잡아온 백합조개가 다 했다.

나랑 사촌이 학생이던 시절, 중학생이던 시절에도 큰오빠는 어른이였는데,
무려 나랑 띠동갑. 토끼 두마리 :-)
여튼 어른이라 같이 술마시는 날이 올까 했는데, 생각보다 빠르게 찾아왔었지..
ㅋㅋㅋㅋㅋㅋㅋ 오랜만에 오빠랑 사촌들이랑 함께 하는 술자리는 너무 즐거웠다.
큰오빠 작은오빠 둘다 우리집에서 살면서 같이 지냈었는데, 용돈을 많이 준쪽은 작은오빠쪽이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ATM급으로 오빠를 많이 찾았었는데 ㅋㅋ이젠 내가 어른인지라 , 저녁에 화투치면서 많이 잃어줬다잉?????

그렇게 한잔,두잔 먹다가 이모가 날이 더운데 바다가서 마셔라?
엥? 바다에 가서?? 라고 생각했는데 , 이모집 앞 그냥 길을 건너면 바로 밑으로 내려가는 계단이 있었던것...
세상에 만상에

날아가는 갈매기가 마치 하늘로 솟구치는것같다.
아니 눈앞에 1미터도 안되는데 이렇게 파도가 철썩거리는데서 한잔 할 수 있다고???????
이게 가능하다고? 왜 그동안 이모집을 안왔을까 나는 멍청이인가.
그동안 다녔던 해외여행들이 물론 나쁘다는건아니지만, 이렇게 좋은곳이 국내에도 그것도 내 가까운곳에 있었다는것에 충격. 해외여행도 물론 좋지만 이렇게 국내를 소소하게 다니는것도 참 묘미다.
가끔 고깃집이아닌, 밖에서 먹는 불맛 가득한 고기도
비싸기만한 조개구이가 아닌, 해수욕장에서 발로 비벼가며 잡는 싱싱한 조개들도
모든게 참 좋다. 이래서 다들 캠핑다니는구나 -

안주는 사실 그대로, 장소만 바꼈을뿐인데 2차나온 기분은 뭐람.
비싸고 좋은 호텔도 좋지만 , 이모집 민박집에서만 가능한 이런 자리 너무 낭만 그차제였다.
이번 여름휴가를 울진으로 급하게 선택한 나자신 매우 칭찬하고 매우 쓰담쓰담.
오랜만에 만난 사촌오빠들과는 사실 크게 할말이 없닼ㅋㅋㅋㅋ
그래서 옛날이야기나 두런두런 - ㅋㅋㅋㅋㅋ

폰꺼내서 사진찍다가 갑자기 ㅋㅋㅋ
사촌어깨에 벌레가 앉았다. 어휴
손으로 잡기엔 너무 겁나서 사진찍어서 보여주려고 찍었는데 이놈이 갑자기 V를 해버렸다.
아니- V아니고.. 니어깨에 벌레... 라고 보여줬더니
큰 호들갑없이 툭툭 털어냈다. 이게 남자와 여자의 차이인가. 아니면 개인과 개인의 차이일까.
나였다면 진짜 밥상엎을만큼 호들갑을 떨었을텐데 ㅋㅋㅋㅋ

바람도 너무 좋고, 적당히 취한 오늘의 우리도 좋고
사촌오빠는 갑자기 안주잡아준다고 루어낚싯대를 들고왔다. 취한게 틀림없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오징언지 문언지 잡아준다더니, 안주는 그냥 여기서 끝.
해도 점점지고 정리하고 안으로 가기로.
오빠는 계속 잡냐. 어 ? ㅋㅋ 다같이 상 치우고 간만에 고스톱이나 한판.

너무 멋있는 평해읍 직산1리 이모집앞 (민박앞) 바다를 마지막으로 한컷 담고 , 오빠들 용돈 나눠주러 쫄랭쫄랭
고스톱쳐서 돈 다꼴았네. 홀딱벗고 고스톱쳐도 딴놈은 없다더니. 나만 잃었냐?
이렇게 휴가의 하루는 끝 -
다음엔 이모집에 좀 더 길게 머무르고싶다. 이모집 너무 좋잖아. 친구들과 함께 와야징!!!!!!!
세상 행복한 휴가의 첫날. 멋있는 바다와, 조용한 해수욕장, 신선한 조개, 그리고 뭘해도 좋은 사촌들과 오랜만의 이모까지 모든게 좋았던 날이였다.
@2020년 여름휴가 첫날 기록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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