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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쁘고 평화로운 마을
삼거마을, 일명 허수아비마을이라 불리우는 동네로 아부지랑 피래미 잡으러 다녀왔다.
주로 바다낚시가 대부분인 거제도지만, 아빠의 고향은 경북 봉화 산골마을이라 맨날 입에 달고사는 18번 "흙밟고 살고싶다" 인지라 이런 토속적인 놀이를 좋아하신다.
민물고기잡기,다슬기잡기,산에서 나물뜯기...
한때 내성천에서 참 많이 잡았었지 (아마도 나 7살무렵ㅋㅋㅋ)
여튼 요즘 회사에서 연차를 무조건 쓰길 권장해서 평일 연차를 내신오늘 다슬기라도 잡으러 갈까? 피래미라도 잡으러 갈까? 아침부터 연신 계획을 짜시길래 그럼 나두 같이가겠다고 따라 나섰다.
혼자가긴 싫으셨는지 아빠도 내심 좋아하셨던것같은데 ㅋㅋㅋㅋㅋㅋ
결론부터 말하면 나역시 따라나서서 모처럼 힐링아닌 힐링을 하고 와서 좋았다.
6월초이긴 하지만 굉장히 무더운 날씨가 이번 여름은 작년보다 더 덥겠구나를 실감하긴 했지만.
오늘은 작은 어항에 떡밥을 두고 잡는 낚시를 하기루했는데 민물떡밥을 파는 낚시방이 잘 없어 연초삼거리에 있는 낚시방에서 떡밥을 사고 삼거동마을로 출발.
집에서 터널타고 가면 금방인데, 돌아가니 멀다.
어릴때두 몇번 따라간적이 있었는데, 몇년만에 다시가니 뭔가 다른마을 같았다며. 10여년전쯤?
삼거동 마을의 푸른 산과 하늘이 참 예쁘다.
조용한 마을에 졸졸 흐르는 개울을따라 피래미가 보이는 근처 어귀에 차를 세우고 주섬주섬 준비하는 아부지.
예전에 은어잡이할때 아부지가 족대를 잡고 내가 고기를 몬다고 첨벙첨벙 뛰어다닌 기억이 있어서 오늘도 내가 당연히 뛰어야겠거니 했는데 ㅋㅋㅋㅋ 어항이라 나는 딱히 할 일이 없었다.
그래도 뭔가 내가 도울줄 알았는데..
만반의 준비를 하고 간게 무색할만큼 할일이 없었다...
졸졸 흐르는 개울:-)
할머니집 온것마냥 좋긴 좋다.
한번 나서는게 힘들어 그렇지 이렇게 따라나오면 멀리 여행온 기분이 든다.
삼거동마을은 부르는 명칭이 많던데, 청사초롱체험마을, 허수아비마을, 된장마을?
여튼 체험마을로 몇년새 바뀐것 같다.
애기들하구 체험학습하기도 좋은 조용한 마을에 우린 물고기를 잡으러 오다니..ㅋㅋ
여긴 평일이고 주말이고 항상 조용~해서 참 좋다.
물이 흐르는, 그나마 물살이 있는곳에 아부지는 자그마한 어항을 설치했다.
떡밥을 안에 넣는건지 알았는데 입구에 두는게 신기했다.
눈으로 봐도 작은 피래미들이 많이보여서 오우~ 이거 다 잡으면 어죽한냄비는 나오겠구만?!! 했다.
어항을 설치하고나면 사실 할일이 없다.
상류쪽으로 걸어가 물고기가 많이있는지 확인하러 가는 아부지 따라 나도 쫄랭쫄랭.
상류쪽에두 물고기가 제법 보인다며 어항을 설치하는 아부지. 떡밥을 물에 적셔 진짜 떡처럼 만든다. 동글동글.
육안으로도 보이는 민물고기들:-)
물고기가 많은 상류에 하나, 하류에하나 설치하고 기다림의 시간.
아주 작은 아기피래미들이 입구에 모여든다.
작은 고기들은 바로 풀어줘야한다구 작은고기는 안와두 되는데~ 자꾸 작은놈들만 들어간다는 아부지.
큰 물고기들은 눈치가 생겼는지 ㅋㅋ 어항쪽으론 얼씬도 안한다. "아 오늘 물고기 밥주러 왔구만~?"
기다리는동안 개울가를 걷거나 삼거동 마을의 조그마한 근린공원 정자에 앉아 사진찍구 놀기루.
농촌마을의 풍경.
오며가며 봤는데 요즘 모내기에 한창인 논들.
요기는 밭농사를 주로 하시는듯. 양파만 조금 보인다.
오며가며 할머니들께서 물괴기 많이 잡았냐구 ㅋㅋㅋ
"아니요 밥주러 왔습니다~"
어릴때 계란꽃이라 불렀던 자그마한꽃도 만났다.
소꿉친구랑 요거 따다가 계란후라이라구 했는데, 실제로는 이름이 개망초 였었던듯?
들꽃들이 참 많다. 화려한 꽃은 아니지만 소박하니 참 곱다.
이름모를 노란꽃이 개울가를따라 졸졸이 피어있다.
국화과의 꽃인듯.
나비도 날아다니구 무당벌레도 보인다.
이런게 진짜 체험이지~
어릴때 참 많이 불어제낀 민들레씨앗도 발견:-)
불고싶었으나 바람에게 맡기기로.
개울가라 그런지 땡볕이긴하나 바람이 살랑살랑 기분좋게 분다.
곧 서울에서 친구가 내려오는데 친구 내려오면 여기두 한번 데려와야지:-)
깨끗한 개울물:-) 오염되지 않아 물속이투명하게 보인다.
역시 깨끗한 공기와 깨끗한 물을 만나려면 번잡한 시내와는 멀어질수록 좋은것같다.
자그마한 근린공원에 자리잡은 정자.
마을 어르신들의 사랑채같은 공간같다.
이래저래 계단이 매끄러이 닳은것이 어르신들이 관리에 힘쓰신것 같다.
뿐만 아니라 공원이 작지만 잔디관리도 너무 잘되어 있다.
잘 관리된 잔디와 나무들과 초록초록한 공원이 돋보인다.
발자취가 뜸할것 같지만 사람 발길 손길닿는공간은 이렇게 티가 난다.
물고기가 어항에 들어가는 동안, 공원에 있는 운동기구도 사용함. 볕이 뜨거워 공짜로 좌욕하는 기분이 들었다.
손잡이는 너무나 뜨거워 마치 두손놓고 타는 묘기자전거느낌.. ㅋㅋㅋㅋ
놀다보니 아부지가 작은 고기만 들어오니 집에 가자구ㅋㅋ
어항 철수하러 갔다가 깜짝 놀람.
세상에 뱀이 말라죽어있다. 어우야 살아서 봐두 놀랄마당인데 말라죽었다는게 더 놀랍다.
물가까운곳에서 말라죽다니..
올해 여름은 정말 덥겠구나..
철수~~~!
철수하러 아부지 들어가셨는데 동네 할아버지가 오셔서 예전엔 다슬기도 많고 물고기도 참 많았다구..
그런데 요즘 사람들이 한번오면 씨를말릴만큼 잡아간다구하셨다.
여기 흐르는물이 문동 상동 아주동 등시의 식수로 흘러간다고 깨끗하게 놀다가구 많이잡아가지 말라구 염려섞인 말씀을 하셨다.
아참 다슬기는 무슨 축제때 사용되니 잡지말라구하심.
다슬기 채취는 금지.
아부지가 던진 어항을 건져보니 역시나 애기고기들만 잡혔다.
죽기전에 얼른 물에 풀어주기루.
할아버지가 말씀하지 않으셔두 애기고기들은 풀어주는게 당연한것이기에 망설임 없이 방생.
그런데, 물에 풀어줬더니 요놈들이 배를 까뒤집고 누워 움직이질 않아 헉!!! 했다.
3초쯤 지났나? 금새 꼬리를 흔들도 물속으로 사라짐.
다행이야. 나중에 커서 다시 만나자ㅋㅋㅋㅋㅋ
처음 출발할때는 엄청 많이 잡아서 어죽도 끓이구 매운탕도 끓이고 튀김도 해야지 하구 갔는데ㅋㅋ 돌아올땐 빈손이다.
손은 빈손이지만 나는 어릴때 가족들과 같이 다니던 추억이 생각나 좋았고 아버지 역시 고향에대한 향수를 어느정도 채우신것 같아 마음만큼은 찌는 날씨만큼이나 따땃 했다.
비록 생선은 없지만, 카레라이스로 늦은점심먹구 오늘 하루 마무리!
나이가 들면 들수록 가족과 보내는 시간보다 친구들이 좋고 북적이는 시내가 좋았는데, 모처럼 아부지랑 둘이 낮에 물고기 잡으러 조용한 마을로 놀러가니 참 좋았다.
옛날 생각도 나구.. 7살때의 기억이 34살에 업데이트 되는 기분이랄까.
종종 가족들이랑 나와서 시간 보내는것두 참 좋다.
다음엔 엄마두 같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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